<p></p><br /><br />새해벽두부터 국제사회에 전운이 감돕니다.<br> <br>동유럽에선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인질로 잡고, 서방 국가들 목줄을 죄고 있습니다.<br> <br>당장 우리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는데요. <br> <br>특히 우크라이나가 강대국 틈에서 화약고가 된 과정이 눈에 띕니다.<br> <br>가뜩이나 벼랑 끝에 섰던 국가 운명을 정치인들이 떠민 꼴이 인데 우리도 대선이 코앞이지요.<br><br>새겨 볼 대목이 많습니다. <세계를 보다> 박수유 기자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고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북쪽과 동쪽에 병력 17만 5천 명을 배치하는 이번달입니다. <br><br>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'리틀 브라더' 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강력하게 반대합니다. <br> <br>[블라디미르 푸틴 / 러시아 대통령 (지난해 12월)] <br>"미국이 먼저 미사일을 갖고 우리 앞마당으로 들고 온 겁니다. 앞마당 미사일을 철거해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입니까?” <br> <br>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지키지 못하고 러시아에 내줬던 미국은 이번엔 군사 대응을 대놓고 경고합니다. <br> <br>[제이크 설리번 /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(지난해 12월)] <br>"우크라이나 침공시엔 미국과 유럽 동맹국이 강력한 경제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말했습니다." <br> <br> 지난달 양국 정상이 화상과 전화로 두 차례 담판을 벌였지만, 접점을 찾지 못 했습니다. <br><br> 이런 와중에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유럽 가스관을 폐쇄했습니다. <br><br>지난해 초 메가와트시당 17유로, 한화 2만 원대이던 천연가스 가격이, <br> <br>최근 미국 LNG선 파견 직전까지 10배가 넘는 180유로 한화 24만 원선까지 치솟았습니다 <br><br> 신냉전 구도는 한반도 정세에도 달갑지 않습니다. <br> <br>미국과 중국·러시아간 대치선이 명확해질수록 북핵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미·중·러 간 협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. <br> <br>우크라이나 등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우발적 충돌이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. <br> <br>[고재남 / 국립외교원 교수] <br>"냉전시대처럼 한·미·일 대 북·중·러 대립구도가 동북아에서 재현돼 북핵 문제 및 한반도 정세의 안정과 북방국가들과의 경협에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겁니다." <br> <br> 전운이 휘감고 있지만 정작 방어선을 지켜야할 우크라이나 핵심 요직은 비전문가들로 채워져 불안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. <br> <br> 드라마에서 대통령역을 맡은 코미디언 출신 젤렌스키가 2019년 실제 대권을 잡은 뒤 측근인 코미디언과 연출가, 극작가들로 <br>각료를 구성한 겁니다. <br> <br>국가안보보좌관과 국가정보국의 수장은 젤렌스키와 오랫동안 일해온 시나리오 작가와 PD가 맡았습니다. <br> <br>[볼로디미르 젤렌스키 / 우크라이나 대통령 (드라마 '국민의 종' 중)] <br>"나 같은 사람이 뽑힌다면 이 빌어먹은 도시를 모두 없애 버릴거야! 모든 빌어먹을 특권과 혜택을!" <br> <br> 1991년 독립 뒤 번갈아 집권한 친서방파, 친러시아파 모두 부패와 무능에 허덕이자 국민들은 참신한 인물을 찾았지만, <br> <br>PD 출신 수장을 얻은 국가정보국은 러시아의 재정 원조를 받기 위해 스파이 2천여 명에게 면죄부를 줬다가 이번 위기에서 제 발등을 찍었습니다. <br> <br> 정부의 안보 무능을 우려한 시민들은 민방위 훈련에 자발적으로 참가해 직접 총을 들고 있습니다. <br> <br>[리우바 / 우크라이나 시민] <br>"벼랑 끝에 있는 것 같아요. 실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길 원해요." <br> <br> 작은 불씨가 화약고로 옮겨 붙지 않을지 국제사회의 우려섞인 시선이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세계를 보다, 박수유입니다. <br><br>영상편집 차태윤<br /><br /><br />박수유 기자 aporia@donga.com